때는 바야흐로 2024년 봄... 내 방에는 10년 넘게 사용한 PC가 골골거리고 있었다.
당시에도 100만을 넘게 들여 구입한 최신식 PC였던 그놈은, 부팅 후 구동 시에는 달달달거리는 소리가 나서, 흡사 시골집 오래된 선풍기를 틀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런 소음 계속 참아가며 몇 푼 아끼는 것 보다는, 기왕 컴퓨터 하는 거 편안한 환경에서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업그레이드를 결심하게 된다.
1. 원대한 업그레이드 계획
처음 생각은 달달거리는 소음의 범인인 그래픽카드와 CPU만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PC부품을 구입하고, 직접 조립한 지 10년이 넘어가서 최근 PC의 동향을 모르는지라,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보고자 네이X 지식IN에 질문글을 올렸다. 물론 다나X나 퀘이사X에도 조언을 구하였으나, 길어지므로 자세한 건 생략한다.
나 : PC가 오래되서 시끄럽고 느려터졌어요. 최소한의 자금으로 업그레이드 방법 알려주세요.
답변 : cpu는 이미 해당 메인보드에서 할수있는 최대라 메인보드,램 그대로면 바꿔봐야 옆그레이드입니다.
그래픽카드도 병목 안 걸리는 맥시멈에 가깝기에 올리는 게 의미가 없고요. 업그레이드는 헛돈 쓰는 수준입니다.
2. 새 PC를 조립하다.
그렇다.
현 상황에서 최적의 가성비를 찾아서, 특정 부품만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헛돈 쓰는 돈X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PC를 아예 새로 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문제는 어느 정도 금액대의 PC를 마련하냐는 것이다.
물론 50만원대, 80만원대 등 금액대 별로 PC를 조립하는 것은 쉽다. 다만 그 시스템이 현재 PC 부품의 발전방향에 따라, 향후 확장이 가능한 시스템인지, 이번만 사용하고 말 시스템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솔직히 말해서 돈을 아끼자는 마음가짐으로 저가형 PC를 조립한다면, 그 PC는 새 제품만을 사용했을 뿐, 당근에서 매물로 나오는 중고PC 사양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랬다.
이래저래 현재 PC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를 취합하다보니 약 100만원대 초중반이면 이래저래 구색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견적을 한번 내보자.
3. 150만원 조립 PC
4. 견적을 고민하다.
이럴 수가....
당초 100만원 초반을 예상한 나의 지출계획은 무참히 실패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VGA, RAM, M.2는 미개봉 신품 중고거래를 통해 약 20만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아무튼 예산을 엄청나게 초과하게 됐지만, 그 이유를 들어나 보자.
CPU
현 시대의 CPU 최강자는 AMD다. 현 시대 VGA가 라데온이 아닌 지포스이듯...
처음엔 인텔 12400F를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AMD 7500F와 성능차이가 많이 난다.
E코어 성능이 적용되는 작업면에서도 12400F가 아니라 14400F 마저도 무시할 수 없는 게 7500F 되시겠다. 게임에서조차 E코어 멀티스레드가 적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보니, 파스/타스 점수는 좀 낮게 나오더라도 실제 게임의 구동성능은 7500F가 더 낫다고 보면 된다. 다만 7500F는 내장그래픽이 없으므로, 사무용으로 구입하는 PC에 그래픽카드를 제외한다면 내장그래픽이 있는 7600으로 변경해주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만약 본인이 그래픽, 데이터연산, 고화질사진 편집 등의 멀티작업을 주로 한다면 인텔의 14700K급은 가주어야 한다.
VGA
그래픽카드로 넘어가게 되면, 다양한 그래픽카드 제품 중에서 어떤 걸 써야하는지 고르는 것도 스트레스다.
나는 게임도 하고, 가끔 동영상 편집도 하기 때문에, 내장그래픽이 없는 7500F를 선택한 대신에 그래픽카드는 4060Ti로 마음을 굳혔다. 성능만을 따지자면 지포스 3천번 후반 칩셋의 중고도 생각했으나, 중고라는 점과 채굴에 사용했을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그리고 4천번대 칩셋과 비교해 200~350W의 엄청난 전기를 빨아제끼는 녀석들이라 4060Ti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4060Ti는 150W 정도의 낮은 소비전력을 가지나, 실사용 측정을 보면 더 낮다고 하며... 여기에 간단한 언더볼팅 작업만 해줘도 소비전력은 더 낮추고, 더 조용하게 만들 수 있다.(유튜브에 잘 나와 있음)
사실 지포스 4060 제품군은 어느 제조사 어떤 제품을 선택해도 크게 이슈가 없는 제품이다.
그만큼 잘 나온 칩셋이고, 발열이 높지 않다 보니 쿨링을 위한 소음도 그리 시끄럽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나는 시끄러운 그래픽카드는 질색이라, 소음과 발열이 괜찮은 제품군으로 찾아보니 2팬이 아닌 3팬을 선택하면 되는데... 문제는 3팬짜리 하이엔드 제품군은 조금 더 비싸다.
소음에 민감하신 분들은 MSI 지포스 RTX 4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9 제품이나, GIGABYTE 지포스 RTX 4060Ti AERO OC D6 8GB 제품처럼 3팬을 구매하시면 되겠다. 다만, 뽑기운이 실패하면 제품의 구동소음과 별개로 고주파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구매자로서는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이므로 A/S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요즘들어 VGA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데, 나는 예산절감을 하고자 미개봉 상품을 중고나라에서 40만원대 후반에 구입했다.
중고나라에 올라온 미개봉 상품군 몇개를 추린 후, 몇날며칠 제품사용 후기를 찾아보고 해서 선택한 것이 이엠텍 제품 중에서 2팬으로 구성된 이엠텍 지포스 RTX 4060Ti STORM X Dual OC D6 8GB 제품이다. 제로펜 기술이 들어간 제품이라, 게임 구동할 때가 아니면 쿨링펜조차 돌지 않고, 게임을 돌릴 때만 펜이 돌아가는데, 그마저도 상당히 정숙한 편이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풀옵으로 고사양 게임을 하게 되면 쿨링펜이 상당히 빨리 돌지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PC 조립에 자신이 없어서 조립본체+배송을 하실 분들은 각개 구매를 하시면 초기불량 및 안정성 테스트를 정확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고거래가 아닌 신품을 사서 통으로 업체에 맡기는 편이 낫다. VGA를 제외하고도 나머지 부품을 조립하여 본체 배송은 가능하지만, 나중에 VGA를 중고구입하여 장착했을 때 오류가 뜨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으로 완전하게 구입하여 몇 만원의 조립비를 추가하면, 업체에서 초기 불량테스트 및 제조사 교환까지 모두 다 해주기 때문이다.
RAM
메모리는 DDR2~4의 제왕이었던 삼성의 시대가 저물고, DDR5에서는 SK하이닉스가 최강이다.
이것은 조립PC에서 가장 많은 호환성을 타는 제품인 메모리에서 보드/CPU와 가장 잘 맞는 메모리가 DDR5에서는 하이닉스 제품인 까닭이다. 메모리 오버클럭을 할 사람들은 눈에 불을 켜고 하이닉스 A다이 제품을 찾고 있는데, PC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메모리 오버클럭하다가 태워먹을 수 있으므로 자제하도록 하자.
무난하게 순정램으로 쓸 것이므로 TeamGroup이나 에센코어를 사도록 하자. 본인은 유난히 에센코어(KLEVV) 제품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초기 뿔딱 확률이 가장 높은 부품이 메모리임에도, 지금까지 KLEVV 제품을 구입해서 머리 아파 본 경험도 없거니와, 구입한 제품들이 모두 하이닉스 A다이 제품이었던 것이다.
참, DDR5는 풀뱅크 이슈가 있는 만큼 2개 슬롯의 듀얼뱅크로만 사용하자.
쉽게 설명하자면 메모리 꼽는 칸이 4개 있는데, 4개 다 꽂으면 문제가 생기므로, 똑같은 용량/제조사 제품으로 2개만 꽂아 쓰라는 것이다. CPU가 꽂혀 있는 방향을 기준으로 1,2,3,4번 슬롯이 있는데, 여기서 2번과 4번에 꽂아서 사용하면 된다.
MainBoard
메인보드는 가성비가 좋으면서도, 전원부 페이즈가 빵빵하고 방열판이 있는 제품으로 선택했다.
소켓 AM5 제품군 중에서 a보드는 저렴하지만 부족한 확장성과 전원페이지의 부실함으로,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b보드 제품 중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이다. GIGABYTE b650m K 보드로, 향후 AMD가 다다음 세대 CPU를 발표한다 해도 충분히 확장할 수 있는 제품인 것이다.
참고로 GIGABYTE b650m K 보드는 mATX 보드이다 보니 콤펙트하다. 만약 wifi를 원하신다면 메인보드 제품명에 wifi가 붙어 있는 제품을 고르셔야 하며, 지포스4090 등의 무식하게 큰 그래픽카드를 꽂을 요량이면, 확장성이나 냉각공간 등을 고려하여 ATX보드로 가는게 맞다.
M.2 SSD
SSD는 무난하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삼성과 하이닉스 중에서만 찾다보니 P31로 결정했다.
SSD는 2.5인치 넓다란 하드디스크로 알고 있었던 나는,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메모리 크기만큼 작아진 m.2 SSD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니 이 조그만 녀석이 테라 단위를 저장할 수 있으며 더 빠르다고? 아무튼 그랬다.
처음엔 1TD를 구입해서 사용했으나, 보관할 자료가 늘어감에 따라 2TD짜리를 1개 더 추가 장착했다. 위에서 선택한 메인보드는 m.2 슬롯 2개와 SSD(2.5형) 2개, 그리고 HDD(3.5형) 2개를 지원하기 때문에, 저장장치의 추가로 인해 머리 아플 일은 없을 것이다.
Power Supply
파워서플라이를 보자.
사실 파워를 선택할 때, PC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너무 극저가형의 묻지마 파워를 선택하는 일이 있는데....
파워는 PC의 심장이다. CPU/VGA와 더불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제품이다. PC의 수 많은 부품들에 안정적으로 손실 없는 전압을(12v 5v 3.3v 등) 공급해주어야만 PC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역률과 전압가용률, 정격출력 등을 등급으로 나타내어 골드/실버/브론즈/무등급 파워로 나눠 놓는다. 그리고 파워의 많은 선 등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모듈러 제품 등도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나는 돈이 없는 빈곤층이므로 모듈러 제품은 사치다. 시소닉이나 스컬, FSP 제품이 땡기기는 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관계로, 7~8만원 대에서 7년의 보증기간을 가지고 있는 맥스엘리트 제품을 선택했다. 맥스엘리트는 시소닉 파워를 유통하고 있는 회사의 자체 브랜드이고, 이 때문에 시소닉 파워의 A/S도 국내에서 맥스엘리트가 담당한다.
만약 이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 중에 파워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어서, 좀 더 투자할 수 있는 용의가 있다면...
뉴젠 SKULL 750SM ATX 3.0제품이나 FSP GSM pro 750 제품으로 가시라고 조언드리고 싶다.
CASE
케이스는 워낙에 다양한 가격대로 인해 가용예산의 범위 내에서 선택하면 큰 무리가 없는 부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만 Z10 PLUS를 선택한 이유는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케이스이고, 그만큼 사용후기와 평점이 좋기로 소문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장점을 몇개만 꼽아보자면, 적당히 강한 강판, 간편한 먼지필터 관리, 쿨링에 최적화된 전면 메쉬구조, 넓은 호환성, 그리고 여러 부분에서 보이는 사용자 편리성 때문에 전체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케이스라는 평이 압도적인 제품이다. 또한 번쩍번쩍 RGB를 싫어하는 사람은 RGB를 끄고 사용하게 되면 그 세련된 심플함이 맘에 드는 제품이다.
CPU Cooler
마지막으로 CPU 쿨링펜이다.
사실 내가 선택한 제품은 오버스펙이다. 그도 그럴 것이 3RSYS Socool RC-1800 Quiet 솔더링(최근 RC-1900 출시됨) 제품은 쿨러마스터 MA823과 더불어 공랭쿨러의 대장급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AMD 7500F나 7600은 싱글 공랭타워로도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나는 나름 고사양이라 할 수 있는 게임 등을 즐기기 때문에 CPU 발열을 최대한 잡기 위해 듀얼 공랭타워로 선택을 했다. 그리고 수냉쿨러는 7700~7900이 아닌바에야 공간만 차지할 뿐이다.
만약 최대한 비용을 아껴보고자 한다면 최적의 가성비를 가지고 있는 팔라딘400이나 딥쿨 AG400 등의 싱글 쿨링타워를 선택하면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끝.
PS
100만원대 조립PC라 해서 들어왔건만, 100만원대 중반이네요.
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서 100만원 이짝저짝 견적은 별도로 짜보았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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